2005 hongkong

11/13hongkong - byebye hongkong

genieha 2010. 8. 2. 23:57

11/13hongkong - byebye hongkong

 

발맛사지 후 숙소에서 짐을 찾아 공항으로 이동했다.
이층 버스 난간을 부여잡고 밤풍경을 머리속에 저장하려 애를 썼다.
그런데 흔들려버린 사진처럼 내겐 그 잔상이 남아있지 않다.
공항에 도착하니 벌써 집에 온듯 편안해지며 긴장이 풀어진다.
홍콩섬에선 날이 어두어지자 마자 숙소가 있는 구룡반도쪽으로
어떻게든 이동해야 할 것 같았고 구룡에서는 무슨일인지 마음이 놓여
난 아무래도 섬 체질이 아닌 모양이라며 너스레를 떨었었다.
그런데 공항에서의 이 편안함의 정체는 뭐야........
돌아올 곳이 있어 여행을 떠나는구나
방향만 틀었을뿐인데도 이리 편안하니
숨이 막힐 듯한 답답함에 충동적인 여행을 구상했었다
새로운 것이 그리워 참을 수 없어지면
계획없는 여행이 필요했다.
여행중의 약간의 긴장감
여행객이라는 위치가 부여하는 자유로움
그런데 단지 이틀이 지난 지금의 난
집으로 가는 길이라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인천에 도착해 겨우 지각만 면한 출근을 하고
비몽사몽간의 정신없는 하루를 보낸 뒤에
책상위의 왓슨물병을 바라보며
이제야 그곳이 그립다.
항상 과거를 그리워하고
가지지 않은 것들을 아쉬워하며
난 아마도 이런 비슷한 삶을 지속할 것이다.
그러면서 또 다른 여행이 그리워지면
예전의 고생은 언제였냐는 듯
또 다시 계획없는 일정에 도전할꺼고
그리고 또 항상 집을 향해 뻗쳐있는
안테나를 발견하고 웃곤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