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을 너무 자주 찾았다 싶었을때나
그다지 쓸모없는 듯한 장난감 같은 것을 살때나
항상 결재를 마치면 이것은 술과 유흥에 지출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한 건전한 대체재라는 마음의 방패가 필요했다.
언젠가부터 일년에 한번쯤은 반드시 여행이 필요하다는
이상한 명제를 가슴에 품게 되었다.
처음의 시작은 반갑자의 세월을 살아온 것을
인정하기 위한 몸부림이었으리라
10년간의 회사생활 중 처음으로
여름휴가도 아니고 연휴도 아닌
조퇴를 하고 여행길에 나서면서
가슴 한구석을 시원하게 통과하던 그 바람맛.....
몇번의 여행으로 생긴 조금의 자만심
화장실에 다니러간 사이 내가 다시 들어올때 미안해할까봐
통로에서 서서 기다려준 미국인 아가씨.
조용히 책만 읽고 있던 그녀가 입국 게이트에서 만난
동료와 수다스러울 만큼 정신없이 나누는 대화를 들으며
그녀를 생각치 않고 무심하게 동생과만 나누었던 대화가
어찌나 부끄럽던지 .......

수월하게 진행되던 이번 여행의 시작은
한국인 모텔을 찾지 못하면서 어렵게 풀리기 시작했다
한국인 모텔은 대부분이 불법적으로 개인 거주지를
개조해서 사용을 한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준비부족과 어울려서 모텔을 찾지 못해 해메이길 한시간여
동생덕에 어렵게 예약했던 곳이 아닌 다른 장소에
숙박지를 잡았고 예상과 다른 시설에 잠시 실망했으나
1/4가격이니 호텔과의 비교가 그다지 합당한 계산이
되지 못한다는 생각에 마음을 접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른 홍콩의 모습....
어디나 뒷골목은 번화가와 다른 법이지만...
이제껏 너무나 깨끗하게 단장된
여행자들을 위한 여행지만을 둘려봤었기 때문에 생긴
편견일지도 모르겠다